'서브프라임 모기지' 가 은행만 배부르게 만들다
원래 미국의 은행은 큰 돈을 버는 곳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주택저당증권(MBS), 즉 서브프라임 상품이 탄생하면서 은행과 금융업은 급속도로 성장합니다. 이 상품은 돈이 없는 서민들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은행은 그 계약서를 또 담보삼아 재투자를 받는 상품이었습니다. 돈이 없는 서민들을 위한 상품이기에 신용 등급이 낮았지만 은행은 AAA등급으로 포장하여 엄청나게 팔게 됩니다. 그 이유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은행이 아무에게나 돈을 빌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30년 후인 2008년, 집값은 떨어지고 사람들이 빚을 갚지 못하기 시작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최악의 금융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런 사태를 예견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인물은 펀드매니저 '마이클' 입니다. 어릴 적 사고로 한쪽 눈을 잃어 의안을 착용했기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그는 대신, 천재적인 분석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는 미국 주택시장 거품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미국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 예상하며 빅쇼트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 후 마이클은 여러 은행들을 찾아 공매도 상품들에 베팅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집값 폭락에 올인한다는 소문은 주식 시장에 일파만파로 퍼졌고 은행 직원인 '자레드' 도 이 소문을 듣습니다. 돈 냄새를 맡은 그는 경제 폭락에 배팅하는 공매도 상품을 만들어 영업을 시작합니다.
강아지에게도 돈을 빌려준 은행들
한편 마이클에게 투자한 투자자들은 마이클의 행동에 거세게 항의합니다. 그리고 펀드 창립자인 '마크' 는 사기 등의 불법행위에 치를 떠는 사람입니다. 어느 날 그의 회사로 한참 영업 중인 자레드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주택시장에 공매도를 하라는 전화였는데, 의심이 많던 마크는 그 말을 흘려듣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여긴 그들은 자레드와 미팅을 갖기로 합니다. 자레드는 마크와 그 회사 직원들에게 공매도 상품을 영업합니다. 마크는 자레드에게 투자를 결정하기 전 주택시장에 거품이 없는지, 은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마크와 직원들은 90일 이상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가 실태 조사를 시작합니다.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고 심지어 강아지 이름으로 빚을 낸 사람도 있었습니다. 브로커들은 성과에 눈이 멀어 신용등급이 낮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도 돈을 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실태조사를 끝낸 마크는 주택 시장 대부분이 엄청난 거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바로 자레드의 상품을 삽니다. 한편 다른 은행을 찾았던 '찰리' 와 '제이미' 도 자레드의 투자설명서를 접하게 되고 주택시장이 붕괴된다는 소식을 알게 됩니다. 펀드를 설립해 돈을 벌던 두 사람은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레드의 상품에 관심이 생겼지만 투자에 접근할 방법이 없어 전직 대형 은행 트레이더였던 '벤' 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벤의 도움을 받은 그들은 은행들과 공매도 계약에 체결하며 큰 판에 참여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른 뒤 주택담보 연체율이 증가했지만 모기지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마크는 신용평가기관을 찾아가 따지게 되는데, 알고보니 고객인 대형 은행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용 등급을 조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같은 시간, 마이클 또한 -11.3% 라는 큰 손실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레드와 마크는 LA에서 열리는 증권 포럼에 함께 참여해서 은행들이 현재 얼마나 멍청한지 확인하러 가게 됩니다. 제이미는 은행을 감독하는 기관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감시를 해야하는 기관마저도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조작으로 인해 경제가 폭망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빅쇼트에 베팅한 주인공들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 4월 모기지 업계 1위가 파산 신청을 하고 3000명 이상을 해고했지만 은행은 여전히 채권 가격을 낮추지 않습니다. 은행들도 지금 채권 가격을 내리면 손해였으니, 저품질의 상품을 다 팔고 자신들도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뒤에야 채권 가격을 낮춥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무것도 모르는 고객들 몫이였습니다.
결국 모기지의 가치는 휴지조각이 되었고 마이클의 회사 가치도 489% 증가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사기와 조작이 판치는 금융 시장에 환멸을 느끼고 펀드를 접게 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 영화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실화 영화입니다. 실제로 이 상황이 수습되기까지 연금기금, 부동산, 퇴직금, 예금, 채권 등 총 5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으며 8백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6백만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입을 막고 있는 벤, 그리고 썬글라스를 껴 눈을 가린 신용등급평가사 직원이 보이실 겁니다. 이들은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보지 않으려 합니다. 이들의 입과 눈을 되돌리기 위해선 그들의 허를 찌를 수 있어야 하고 마이클처럼 주위에서 들리는 온갖 부정적인 목소리들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는 최악의 가능성과,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어야 같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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